동해 두타산 무릉계곡

동해 두타산 무릉계곡

동해 두타산 무릉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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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날씨가 덥다는 이유로 트래킹을 꺼려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무릉계곡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이렇게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 더위에 대한 걱정은 한 순간에 날려 버리게 됩니다.

이처럼 도입부부터 절경을 자랑하는 무릉계곡은 중국의 무릉도원의 아름다움과 비슷하다 하여 이름 지어졌습니다.

‘무릉’이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의 가치가 마음에 더욱 와 닿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무릉계곡행 산길을 더욱 기분 좋게 해주는 것! 바로 아름답기로 소문난 폭포두 개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1박 2일의 촬영지로 가수 이승기가 다녀가 매스컴을 통해

아름다움을 뽐냈었던 쌍폭포와 용이 살았던 못이라는 뜻의 신비로운 용추폭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에 발걸음을 재촉해봅니다.

‘이야기가 있는 강원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손님.

오늘의 문화관광해설사님은 동해가 고향이신 지영미 해설사님이십니다.

12년 경력의 베테랑 해설사님의 술술 나오는 이야기만큼 여행을 즐겁게 해주는 게 없겠죠?

무릉계곡으로 가는 길에는 동해 북평 출신의 최인희의 시비가 있습니다.

최인희 시인은 동해시 출신답게 삼화사를 배경으로 많은 시를 썼는데요.

당대의 천재적인 문인들이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처럼 최인희 시인 역시

인정받기 시작할 무렵 32세의 나이로 요절했다고 합니다. 시 한 구절로

시작하는 이번 여행, 더욱 더 풍요롭지 않을까요?

[낙조]

소복이 산마루에는 햇빛만 솟아오른 듯이
솔들의 푸른빛이 잠자고 있다

골을 따라 산길을 더듬어 오르면
나와 더불어 벗할 친구 없고

묵중이 서서 세월 지키는 느티나무랑
운무도 서렸다 녹아진 바위의 아래위로
은은히 흔들며
새어오는 범종소리

백암이 씻겨가는 시낼랑 뒤로 흘려보내고
고개 넘어 낡은 단청
산문은 트였는데

천년 묵은 기왓장도
푸르른채 어둡나니

해설사님을 따라 걷다 보면 봉래 양사언의 석각이 나타납니다.

입구에 있는 석각에는 ‘무릉선원 중대천석 두타동천(武陵仙源 中臺泉石 頭陀洞天)’

이라고 새겨져 있는데요, 모든 속세의 시름을 잊고 이곳에 들어와 쉬고 싶다는 뜻으로

불교와 도교의 사상이 녹아있는 문구라고 합니다. 현재 세워져 있는 것은

진짜 양사언의석각이 아니라 마모된 본래 석각을 보호하기 위해 동해시에서 탁본을

떠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무릉계곡에는 하나의 돌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바로 무릉반석인데요,

이곳은 옛날에는 풍류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지금은 동해시의

초등학생들이 소풍을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풍류를즐길 줄

아는 우리네 민족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칠판처럼 글씨가 잔뜩 새겨져 있는 무릉반석 위를 걷다 보면 그들이

즐겼던풍류를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게 됩니다.

무릉반석에서 가장 이색적인 것은 바로 ‘토포사’의 이름이 새겨져있다는 것입니다.

토포사란 죄인이 죄를 짓고 숨어들었을 때 잡아내는 사람, 요즘날로 말하면 사복 경찰들입니다.

그러한 토포사들의 이름이 산 속 바위에 새겨져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죠.

죄인들을 쫓으며 바쁘게 뛰어다닐 토포사가 어떻게 본인들의 이름을 새겼겠냐는

질문을 가지실 분들이 계실 텐데요, 토포사들이 직접 새긴 것이 아니라 산에 장사꾼처럼

바위에 글을 새겨주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이 새긴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무릉반석에는 토포사 이름뿐만 아니라 뒤에서 설명드릴

‘금란계’ 계원들을 비롯한 일제의 강압적인 교육기관의 해산에

반기를 들고 유학을 공부하기 위해 모인 계원들이 찾아와서 새긴

이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옛 선조들의 숨결을 이렇게나 가까이

느낄 수 있다니, 지금 바로 무릉반석 위에 서서 그들의 마음을 느껴 보고

싶으시죠?무릉반석을 지나다 보면 위쪽으로 평평한 언덕들을 보게 되는데요,

바로 예전엔 여관이나 호텔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던 곳입니다.

채광작업 때문에 삼화사의 위치가 옮겨지게 되고, 정비가 되기 시작하면서

여관이나 호텔들은 무릉계곡의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 해서 아래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수려한 경관을 가감 없이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요?

무릉반석이 있는 위쪽으로 작은 정자가 하나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관원들이 유생들이 모여서 공부할 수 없도록 하여

유생들이 흩어지게 되자 ‘계’를 만들게 되었는데 그 계 중 하나가 ‘금란계’였다고 합니다.

당시 인원이 38명으로 모여서 학문에 힘쓰던 그들의 후손들이 금란정이라는

정자를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금란계는 현재까지 후손에 후손을 이어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으며, 금란정의 천장에는 산수를 노래한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만큼이 문인들에게 사랑받던 곳이라는 걸 증빙하는 셈이죠. 현재 금란정은 관광객이

쉬어갈 수 있는 정자로 변하였습니다.

 초입에서부터 용추폭포까지 올라가는 길은 흔히 용오름길이라고 불립니다.

올라가는 길에 현재까지도 마치 용이 거슬러 올라간 듯한 모양의 계곡이 남아있습니다.

신비로움을 가득 담은 듯해 보이고, 용이 살았다던 물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더욱

더 맑고 청량해 보였습니다. 이처럼 용오름길은 신비함과 신성함이 가득합니다.

삼화사로 들어서면 천왕문을 지나게 되는데 바로 사대천왕이 지키고 있는 문입니다.

손에 들고 있는 물건으로 천왕을 구분하게 되는데, 다른 분들보다 북쪽을 지키고 있는

분에 주목해야 합니다. 바로 비파를 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북쪽을 지키고 있는 분은 악기를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천왕문은 집으로 보면 대문으로 부처님 집으로

나쁜 기운이 들어가지 않도록 지켜줍니다.

삼화사에는 두 개의 보물이 지정되어 있는데요,

적광전(빛으로서 중생을 제도하는 노사나부처님,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신 곳)에 계신

철부처님과 삼층 석탑이 바로 그것입니다. 소박하고 투박한 모습이지만 현대의 기술로

30분이면 더욱 반듯하고 아름다운 탑을 깎아낼 수 있지만 천년이 넘도록 내려오는

삼층석탑의 가치를 담을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귀중한 보물이 담겨있는 삼화사를 지나 용추폭포로 가는 길에도 시원한 물소리가 함께합니다.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물 흐르는 소리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아름다운 절경까지

모두가 한 데 어우러지게 되는 곳입니다.

앞서 용추폭포로 가는 길은 용오름길이라 해서 신성한 곳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여기서 하나 더! 그런 신성한 지역에서 ‘기우제’도 드렸었다는 것입니다. 날이 가물 때

임금님까지 나서서 기우제를 지낼 만큼 우리에겐 늘 비가 중요해왔는데요, 그런 기우제를

지내는 영험한 곳 중 하나였다니, 용추폭포가 더 신비로워 보이고, 기대감도 더욱 더 커집니다.

무릉계곡을 오르는 내내 노랫소리같은 폭포 소리가 우리의 여정을 더욱 더 즐겁게 해줍니다.

따가운 햇살 대신 산이 해주는 부채질과 나무가 마치 손을 올려 가려주듯 만들어 주는 그늘은 오르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해 줍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쌍폭포입니다. 1박2일에서

가수 이승기가 다녀간 폭포로 유명세를 치룬 폭포이기도합니다.

마침 비가 온 후라 더 힘찬 물줄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쌍폭포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려 다시 용추폭포로 향하게 됩니다. 쌍폭포에서

약 5분정도만 걸으면 용추폭포에 다다릅니다. 5분이라는 짧은 거리

안에 아름다운 두 폭포를 한 눈에 담아 볼 수 있다니 정말이지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경치에 흠뻑 빠져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용추폭포가 나타납니다. 상탕, 중탕, 하탕으로

나뉜 소 중 용추폭포는 흔히 하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소의 물이 검정색으로 보여

아찔한 느낌까지 갖게 되는데 소의 양 밑에 굴이 있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때문에 소를 내려다 볼 때는 왠지 모를 긴장감까지 갖게 됩니다.

용추폭포와 쌍폭포의 소리는 산을 오르느라 쌓인 피로감까지 한 번에 앗아갑니다.

쏴아 하는 소리가 그냥 물소리가 아닌 우리의 심신을 위로하는 음악소리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무릉계곡은 여름에도 찾는 분들이 많지만, 가을에는 또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관광객 분들을 맞을 채비를 합니다. 그 새로운 옷은 바로 ‘단풍’옷입니다. 짙고 푸르른

녹음으로 우리를 아찔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새색시같이 얼굴을 붉히며 붉고 노란 옷으로

갈아입는 무릉계곡이라니. 여름, 가을뿐만 아니라 모든 사계절 내내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무릉계곡입니다.

7월의 한여름 무더위도 앗아갈 것 같은 나무 그늘과 시원한 폭포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지 않으세요? 등산길에 흘린 땀도 바람결에 식혀지는 곳,

걷는 내내 그늘과 폭포가 길동무가 되어주는 곳. 무릉계곡으로 떠나 보자